013.
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쓴다든지 산내 암자 길을쓴다든지 하
는 일은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이었네. 누구는 마음의
때를 쓴다고 하더라만, 그건 우스운 말이네. 마음은 쓰는 게
아니라 살펴보는 일이 전부 아니던가 말일세. 자꾸 마음에
쌓이는 번뇌를 빗자루 들고 살펴보는 게 마당 쓰는 재미 아
니겠는가. 이 재미있는 놀이를 머리를 깎고서야 알게 되었
으니 참 야속한 일이었지만, 그나마 다행이었네. 서산의 해
도 살펴보고서야비로소 눈물겹게 지는 줄 알았으니 말이네.
출처 : 도정스님의 『 사랑하는 벗에게... 中 』