010.
혼잣말도 더없는 위로가 될 때가 있네. 봄날의 해가 뜨고 나
는 아침부터 텃밭에 물을 주었다네. 누가 볼까 문 닫고 먹
는 겨울 상추에게, 꽃대 올린 봄동에게 물을 듬뿍 주었다네.
며칠 전 씨를 뿌렸더니 막 머리를 내미는 열무에게도 어제
새로 씨를 뿌린 치커리와 대파게도 목모르지 말라고, 척
박한 땅에 씨를 뿌려 미안하다고 말하며 저 깊은 땅속에서
뽑아 올려 단물을 주었다네.
"역경은 역경이 아니야. 그렇게 씨앗도 껍질으 벗어야 떡
잎을 내거든."
혼잣말로 위로하며 물을 듬뿍듬뿍 주었다네.
출처 : 도정스님의 『 사랑하는 벗에게... 中 』